대한민국 평균 퇴직연령이 49.3세라는 기사를 보았다
한창 아이들이 커야 할 시기에 대한민국 남자들은 회사에서 퇴직을 자의 혹은 타의로 권유받고 새로운 전쟁터로 몸을 맡기게 된다
그 동안 전쟁터에서 남은 상처로 인하여 몸과 마음도 많이 지친 상태인데 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총알(돈)을 다 써서 새로운 전쟁터는 힘들기만 하다
오늘은 퇴직 후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서 든 생각을 적어보겠다
(직장생활이 지나갈 수록 하나 둘 알던 선배들이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고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퇴직후 치킨집을 한 선배
정말 치킨집을 한 선배가 있었다
퇴직 후 신생 프랜차이즈 치킨집을 하였고 처음에는 나쁘지 않고 본인도 가서 술을먹고 장사를 팔아주었다
사실 사무직에서 보던 선배를 치킨 주방에서 보았을때 서로 어색한점이 있었지만 바쁘게 오는 전화와 함께 밀린 주문으로 인해 밀가루를 묻은 선배의 모습은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선배의 치킨집은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했다
1년 반 뒤 그 선배는 치킨집을 팔고 정수기 영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그 마저도 잘 되지 않아 옛날 동료들에게 돈을 빌린다는 이야기도 듣게 되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밀가루 묻은 앞치마를 두르고 어색하게 웃던 선배의 모습이....
치킨집을 한 선배가 왜 망했는지 궁금하기 보다는 내가 알기로 그 선배의 아들이 공부를 잘한걸로 알고 있는데 그 이후 아빠와 아들 관계는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가 더 궁금했다
과연 아빠는 아들을 어떻게 이해를 하고 있을까...?
나 역시도 언젠가는 퇴직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설계를 하게 된다면 아들이 실패를 하더라도 과연 나를 이해해줄까?
생각이 많이 들게되는 날이었다
과연 선배의 문제일까...
우리 사회의 문제일까...
퇴직후 아직도 집에서 쉬고 있는 선배
만약 내가 부인이라면 남편의 자의반 타의반 퇴직을 처음에는 응원을 하겠지만 그 기간이 1년 2년이 넘어간다면?
퇴직후 남편이 계속 집에만 있다면....?
주변에 실제로 그런 선배가 두명정도가 있다
퇴직금을 최대한 쓰지 않은 채.. 계속 저울질만 하는 것이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솔직히 물어보지는 못했다
모임에서 만나게 되면 사실 실례가 되기 때문에 묻지는 못했지만 중간에 다른 선배들에게 듣기로는 너무 생각이 많고 실패할 수도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하지 못한다고 했다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월급쟁이의 삶에서 갑자기 홀몸으로 새로운 제로베이스부터 무엇을 한다는 것은 정말 나도 두렵기도 하다
오너가 아닌 이상 월급쟁이의 삶은 어느정도 책임만 지면 되고 시간이 지나면 월급은 주게 되어 있다
물론 정말 특출한 재능을 보여서 사내 승진으로 사장까지 올라가게 된다면 모르겠지만 이 사장마저도 오너 일가의 눈치를 보는게 한국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삶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대부분 직장인은 매달 10일 혹은 20일 혹은 25일 아니면 5일 월급날 월급이 들어오고 나는 그냥 일하면 되고.. 이러한 반복적인 삶에 익숙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몸 역시도 이러한 삶 속에서 10년 20년이 지나갈수록 무엇인가 새로운것을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할 염두가 안나게 된다
그러한 이유를 어느정도 알기 때문에 그 선배의 마음이 이해가 되기도 하였다
과연 선배의 문제일까...
우리 사회의 문제일까...
퇴직 후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경우
이러한 경우는 많이 보았다
택시운전,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을 위한 봉사, 술집, 빵집 등등등....
정말 많은 경우를 보았다
그 분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인 한 가지 밖에 없었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정말 행복하게 즐겁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와 새로운 시작이다" 다시 새로운 일을 즐겁게 해보자 란 생각으로 인생 2막을 여시는 분들이 과연 몇프로나 될까?
대부분 이렇게 전혀 다른 일을 하는 경우에는 기존 일에 대한 너무 지쳤거나 쳐다보기도 싫은 경우도 있지만 기존에 자신이 하던 일이 정말 우리 표현 그대로 한 부품의 한 조각 밖에 되지 않아서 연계된 새로운 일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는거 같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근무기간 동안 절대 나태하거나 근무태도가 불량하지는 않았다
다만 우리사회에는 정말 다양한 직업과 직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하고 싶다
심지어 영업직을 하시다가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만 두신 뒤 막노동을 하신 선배도 있다
그 선배는 정말 지금 행복하다고 한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주어진 시간에 출근하여 주어진 업무를 하고 몸을 쓰고 하는 것이 좋다고 하였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다르고 사람마다 상황이 다 달라서 이렇다 저렇다 할 수는 없지만 정말 다양한 케이스가 많이 있었다
퇴직 후 관련된 업종을 한 경우
이 경우에는 극명하게 다르게 볼 수가 있다
오랫동안 거래처에서 지켜봐서 스카웃을 받아서 간 경우에는 케이스가 잘 풀린 케이스 이지만 회사에서 급하게 쫓겨나게 된 경우 갈 곳이 없어서 간 경우에는 잘 된 케이스를 보지 못했다
이런 모습을 보면 평소 직장생활 내에서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거래처에서 이미지도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관련업종에서 다시 만나게된 선배는 서로 껄끄러웠지만 지금은 아무렇지가 않다
그 이유는 그만큼 관련업종에 재취업을 안하는 선배도 많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퇴직이 두렵거나 걱정이 된다면 내가 하는 분야가 사양산업인지 아니면 성장산업인지도 한번 곰곰히 따져보는것이 좋을거 같다
(개인적으로 내가 있는 분야는 사양산업이라서.. 더 그런거 같기도 하다)
퇴직 준비를 잘 한 선배 Vs 퇴직 준비를 잘 못한 선배
사실 퇴직이라는 것이 정년까지 채우고 나가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를 지금 적고 있기 때문에 사실 누구의 잘못이라고 볼수는 없지만, 본인의 괴로움을 100% 이해는 다 못해주기 때문에 그 짐은 본인이 스스로 짊어져야 하는 짐인거 같다
(가족도 친구들도 갑자기 퇴직한 당사자의 마음을 알아줄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아주 간단한거 같다
퇴직후 연락이 되면 퇴직 준비를 잘 한 선배가 이고 퇴직 후 소문으로 연락이 안된다고 하면 그 선배는 잘 안된 케이스가 많았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에서 중간정도 되는 위치가 된 지금 요즘에는 생각이 나도 참 많아진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나는 얼마나 오랫동안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
아니 언제 내가 회사를 나갈까? 등등
미생 대사처럼 항상 사람들이 하는 말이 밖은 더 지옥이라고 한다
사실 이말은 맞는말인거 같다 정말 많은 선배들이 나가서 잘된 케이스는 잘 보지 못했다
그래서 퇴직 후 가장 잘된 선배를 찾아가면 항상 나는 말한다
선배 말고는 잘된 사람이 없어서 이 회사가 과연 나한테 맞는지 모르겠네요
사양산업이고 퇴직 후 선배들이 잘된 케이스가 없다면 그 직장은 지금은 돈을 많이 줄지 몰라도 과연 좋은직장일까?
그렇기 때문에는 나는 좋은 직장을 묻는다면 요즘에는 지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퇴직한 사람들도 행복한 직장인가요....?"